어릴적 도감에서 봤던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은 신기 그 자체였었다. 저 멀리 외국 어딘가에서 자란다는 그 꽃은 참으로 특이했었지만, 어린 시절의 나에게 외국이란 갈 수 있다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렇게 잊혀졌던 기억이 이번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 여행 준비를 하면서 다시 되살아 났다. 어릴적 봤던 세계에서 가장 큰 꽃 "라플레시아"를 코타 키나발루에서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았던 것이다. 나에게 있어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이렇게 어릴 적 책이나 TV 등에서 접했던 것들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혼 여행지인 몰디브에서의 휴양도 그런 느낌이었고,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 나무도 그랬었다.    

코타 키나발루 현지 여행사를 통해 당일치기 키나발루 산 트레킹 여행을 했고, 만원 정도 추가비를 내고 중간에 라플레시아를 보러 갔다. 라플레시아는 꽃봉오리 상태로 9개월 정도 있다가 2주 정도 피고 진다고 하니 본 것 자체도 행운이었다. 내 신발이 260mm 정도이니, 아래 라플레시아 꽃은 대략 50cm 정도 되는 듯 하다. 왼쪽에 보이는 검은 색 원형 물체는 아직 피지 안은 라플레시아 꽃망울이다. 라플레시아 꽃은 약간 딱딱한 느낌이었고, 뭔가 썩는 듯한 냄새가 났다. 

라플레시아 꽃은 1818년 영국 박물학자인 Joseph Arnold에 의해 Sumatra에서 채집되어 최초로 기록되었고, 그 크기는 97cm 였다. 물론 그 전에도 현지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었다. 최초로 발견된 라플레시아 꽃의 학명은 Rafflesia arnoldi로 지어졌다. 발견자인 Joseph Arnold와 그의 사장이었던 Thomas Stamford Raffles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Raffles는 싱가포르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싱가포르에는 최고급 호텔인 Raffles Hotel이 있는데, 역시 이 사람 이름을 딴 것이다.)
라플레시아속에는 16종이 속해 있고, 보르네오, 수마트라, 자바, 말레이시아 반도, 태국, 필리핀에서 발견된다. 

라플레시아 꽃은 특이하게도 뿌리, 줄기, 잎이 없다. 기생을 위한 아주 가는 실조직과 꽃만 있을 뿐이다. 라플레시아는 기생 식물로써 Tetrastigma 라는 포도과 식물의 뿌리에 기생한다. 라플레시아 꽃은 악취를 통해 파리를 유혹하고, 파리가 수분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기생 기작, 수분 방법 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보존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코타 키나발루, 키나발루 산의 포링 온천(Poring Hot Spring) 근처에 있는 라플레시아 꽃. 학명은 Rafflesia keithii






라플레시아 꽃의 수분을 돕는 파리와 라플레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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